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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재  성

 

 

본 웹진에서의 <집합이론> 강의는 아래와 같이 세 단계로 나뉘어 진행되겠다.

 

 

제 1 부

 

옥타브 동치성 (octave equivalence)

"동일하다" (identical)와 "동등하다" (equivalent)의 차이점

음고 (pitch)와 음고류 (pitch class: pc)

이명동음 동치성 (enharmonic equivalence)

정수기보법 (integer notation) : 모듈 12 (module 12)

음정 (intervals)

음고음정 (pitch intervals: ip)

음고류음정 (pitch-class intervals: i)

음정벡터 (interval vector)

 

제 2 부

 

음고류집합 (pitch-class set: pc set)

표준형 (normal form)

원형 (prime form)

집합명 (set name)

 

제 3 부

 

상등관계 (equivalent relations)

이도상등관계 (transpositionally equivalent relation)

전회상등관계 (inversionally equivalent relation)

Z 관계 (Z-relation)

여집합관계 (complement relation)

인덱스치 (index number)

 

 

 

 제1부 에서는 집합이론에서 사용되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과 용어를 중심으로 진행되겠는데, 여기에서의 용어들은 사실상 조성음악에서도 이미 사용되었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이들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거론하기 보다는, 단지 이들 개념이 어떠한 방법으로 이론화되는가를 살펴보게 된다.  제1부 전체를 통하여 가장 중심이 되는 개념 혹은 용어는 "옥타브 동치성"과 "음정"이다.  따라서 이들을 중심으로 다시 몇 개의 세분화된 개념들이 제시된다.

 

그러나, 제1부를 공부했다고해서 아직 <집합이론>의 길로 들어섰다고 결코 말할 수는 없으며, 또는 <집합이론>을 이해했다고는 더더욱 말할 수 없다.  <집합이론>은 완전히 확립된 이론이기 때문에, 이 이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바탕을 이루는 개념을 학습자가 스스로 정립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이들 개념이 단순하기 짝이 없고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지 말고, 이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이론화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해 주길 바란다. 이러한 접근방법이 바로 "이론가로의 길"이기도 하다.

 

 제2부 에서는 제1부에서와는 달리 "개념"의 측면이 아니고 약간의 "기술"의 측면에서 집합이론에 접근하고 있다.  여기에서의 소제목인 <음고류집합>에서의 <집합>이 바로 <집합이론>에서의 <집합>인 것이다.  제2부에서는 음악 패시지에서 집합을 만들어 보고, 이들에게 고유의 명칭을 부여하는 작업을 훈련받게 된다.

 

그러나, 제2부에서도 여전히 <집합이론>의 본질 속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제1부에서와는 달리, 단지 "개념"만을 공부하는 과정에서는 벗어나서 "기술"을 배우게 되며, 이로써 제대로 집합이론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게 된다.

 

 제3부 에서는 제2부에서 연마한 기술을 사용하여 "집합들 사이에서의 관계"를 연구하는 부분이다.  어느 분야에서의 이론을 막론하고, 규정된 그룹들 사이의 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이론화의 첫 걸음이라는 것이 음악이론에서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사실상 "음악분석"에 해당되는 "관계 연구"가 집합이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집합이론의 기술적 접근 없이는 <무조음악> 패시지들에서의 음고 구조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집합이론은 무조음악 분석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되겠다.

 

집합이론에서 언급하는 "패시지들 사이의 관계"는 "상등관계"로 통칭되는데, 이들은 네 가지로 분류된다 : 이도상등관계, 전회상등관계, Z 관계, 여집합관계.  이들은 그 내용상 다시 두 개의 범주로 나누어지는데(일반관계와 특수관계), 특수관계는 비음악적인 내용으로 인하여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되곤한다.  여기에서의 비판이 간혹 <집합이론> 전체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여러분들은 "논리의 확립"이라는 측면에서 우선 이들 관계를 습득해 주기 바란다.

 

 

본 웹진에서 진행하고자 하는 강의 진도 방식은 집합이론 강의 방식들 중에서 가장 고전적인 것이다.  즉, 기본 개념을 이해시키고, 기술적인 연산작업을 숙달시킨 후, 이론으로 접근시키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의 문제점은 자칫 학습자를 지루하게 만들어 버릴 위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필자는 제1부의 마지막 부분인 "음정"과 제2부와 제3부를 혼합하여 강의를 진행할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강의록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지름길을 선택하는 이러한 방법은 결국 집합이론의 본질을 학습자에게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한 채 이론의 본론으로 들어가 버리는 우를 범하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웹진에서의 강의는 강의실에서의 강의와 비교할 때, 학습자와 교수 사이의 대화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정통적인 강의 방법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현재와 같은 강의 방식으로 되돌아 오게 되었다.

 

 

제1부

 

 옥타브 동치성

 

<집합이론>에서 가장 기초를 이루는 개념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에 "옥타브 동치성"이라고 답한다면, 아마 가장 적절한 답이 될 것이다.  그런데, <집합이론>은 원래 <무조음악>을 분석하기 위해 출발했으며, <집합이론>의 기본 개념이 "옥타브 동치성"이기 때문에, 이 개념은 <무조음악>에서 지배적으로 사용되는 개념으로 인식되었다.

 

<집합이론>과 "옥타브 동치성" 사이의 이러한 깊은 관계 때문에, 한편으로는, "옥타브 동치성"의 개념이 마치 무조음악에만 적용되는 독특한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개념이 무조음악을 취급하는 집합이론에서 처음 제기된 것은 결코 아니다.  이 개념은 조성음악의 이론에서도 이미 깊이 침투되어 있는 것이며, 우리가 그동안 아주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아래의 예에서 보면,우리는 [예 1a]의 화성을 [예 1b]처럼 이해한다.  물론 음향 혹은 음색에 있어서 [1a]과 [1b]는 크게 다르겠지만, 이 패시지의 화성을 이해하는 데에는 옥타브 간격의 음들을 모두 한 옥타브 이내에 모아서 재배열 시키는 것이 가장 편리한 방법인 것이다.

 

[예 1a] Beethoven, String Quartet, Op. 18/2, 2nd Mov., mm. 19-23

 

[예 1b] 화성축약형

 

 

(1)   "동등한 음"과 "동일한 음"

 

이 때 우리는 옥타브 간격의 모든 음들을 "동등하다"라고 표현하며, 이에 반해 실제 음역이 똑같은 음들은 "동일하다"라고 불리운다.  즉, [1a]에서 모든 악기의 맨 첫 음들, C음은 모두 "동등"하지만, 서로 "동일"한 음은 비올라의 아래 음과 첼로 음에 불과하다.

 

이와같이, 서로 다른 음역에 위치해 있지만 서로 같은 음이름을 가진 음들을 동등하게 취급하는 개념을 "옥타브 동치성"이라고 부르며, 이 개념은 <집합이론>의 기초를 이룬다.

 

(2)   "음고"와 "음고류"

 

위의 "옥타브 동치성"의 개념에 의하면 서로 다른 옥타브 음역에 위치한 "동등한 음"들은 모두 같은 이름을 가져야 한다.  말하자면 위의 [예 1a]의 첫 음들은 모두 같은 이름을 가지게 되는데, 이러한 음이름을 "음고류"라고 부른다.  따라서 이 음들의 음고류는 "음고류 C" (pitch-class C, 혹은 pc C)라고 불리운다.

 

이에 대해서 실제 음역을 고려한 음들은 단순히 "음고"라고 불리운다.  이론서에 따라 상당한 차이는 있지만, 대개 음역에 의한 음고들의 명칭은 "가온 다" 음을 소문자 "c1"으로 적고, 이를 기준으로 하여 대체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 CC, C, c, c1, c2, c3, c4 . . . [예 2].

 

[예 2]

 

따라서 우리가 어떤 음을 "음고류"로 부른다면, 이 말은 "실제음역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그 음이 12개 반음들 중에서 어느 것인가만 고려하게 된다.  집합이론에서는 "음고류"를 취급하기 때문에 집합이론을 일명 <음고류 집합이론>(Pitch-Class Set Theory)라고 부르기도 한다.

 

(3)   이명동음 동치성

 

집합이론에서는 옥타브 관계의 음들만 서로 동등한 가치, 즉 동치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고, 이명동음 관계의 음들도 동치성을 가진다.  즉, C# 음과 Db 음은 음고 구조의 측면에서 서로 동등하게 취급된다.  그 이유는 집합이론은 원래 무조음악을 대상으로 시작하였 때문에 이명동음에 의해 달리 기보되더라도 그 음고 구조가 바뀌지 않는 것으로 취급한다.  만약 조성음악에서라면 C#과 Db은 서로 동등하지 않다.  즉, C# 음은 d 단조에서 이끔음이 되고 c# 단조에서 으뜸음이 되는 온음계적 음이지만, Db 음은 이들 조성에서 온음계적 음이 아닌 반음계적 음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합이론에서는 아래의 세 음들은 서로 동등한(equivalent) 음들로 취급된다(예 3).  즉, 첫 음은 "옥타브 동치성"의 개념에 의해 옥타브 위의 음(g#1)이 될 수 있으며, 이 음(g#1)은 "이명동음 동치성"에 의해 ab1이 될 수 있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ab1은 옥타브 동치성의 원리에 의해 옥타브 위의 음(ab2)가 될 수 있고, 또다시 이 음은 "이명동음 동치성"에 의해 g#2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들 세 음은 옥타브 동치성과 이명동음 동치성의 원리에 의해 서로 "동등한"(equivalent) 음이 된다.

 

 

[예 3] 옥타브 동치성 및 이명동음 동치성에 의해 서로 동등한 음들

 

(4)   정수기보법

 

이제 위에서 언급된 두 가지 종류의 동치성에 의해 [예 3]에서의 세 음의 음고류를 생각해 보자.  우선 이들은 옥타브 동치성에 의해 G# (첫 음과 마지막 음의 경우), 혹은 Ab (둘째 음)으로 불리울 수 있다.  (음고를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음역에 관해서는 언급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이명동음 동치성의 원리에 의하면 이들은 G#으로도 불리울 수 있고, 또한 Ab으로도 불리울 수 있다.  따라서 여기에서 우리는 이들의 명칭을 단 한 개로 정할 수 있는 기보법을 마련해야 하게 된다.  왜냐하면 서로 "동등한" 음들을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르게 된다면 집합이론의 응용과정에서 큰 혼란이 야기되기 때문이다.  또한 음표들을 반드시 오선보로 표기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마련된 기보법이 바로 "정수기보법"이다.  (정수, 整數 = integer.)

 

"정수기보법"은 문자 그대로 정수(integer)를 사용하여 음고류(pitch class)를 표기하는 방법으로서, 이 기보법에서 사용하는 정수의 범위는 0∼11이다.  정수를 통하여 음고류를 표기할 수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1)

우리가 사용하는 음들은 평균율로 되어 있기 때문에, 각 반음계적 음들은 정수들처럼 항상 일정한 간격으로 되어 있다.

(2)

무조음악은 조성음악과 달리 이명동음으로 처리하더라도 음고 구조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12개 반음을 정수로 표기하면 다음과 같다 :

 

[표 1] 음고류 이름 :

집합이론에서는 "정수기보법"에 의한 음고류 이름이 사용된다.

정수기보법에 의한

음고류 이름

오선기보법에 의한

음고류 이름

정수기보법에 의한

음고류 이름

오선기보법에 의한

음고류 이름

0

B#, C, Dbb

6

F#, Gb

1

C#, Db

7

Fx, G, Abb

2

Cx, D, Ebb

8

G#, Ab

3

D#, Eb

9

Gx, A, Bbb

4

Dx, E, Fb

10

A#, Bb

5

E#, F, Gbb

11

Ax, B, Cb

 

(5)   모듈 12

 

한 옥타브는 12개 음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음고류를 표기하는 데 사용되는 정수의 수효도 12개이다.  따라서 정수기보법에서는 "12진법"이 사용되며, 정수기보법에 의한 모든 음고류들은 "모듈 12"로 계산된다.  즉, 12=0, 13=1, 14=2 . . .

 

만약 정수기보법에 의한 음고류를 "14"라고 표기했다면, 그것은 잘못된 표기이며, 이 경우에는 "2"라고 표기하는 것이 정확한 표기법이 된다.

 

이번에는 실제 악보에서의 음들을 정수기보법에 의한 음고류 이름으로 바꾸어 보자.  아래의 [예 4]의 선율을 음고류로 바꾸어 보면 다음과 같다 : {2, 1, 3, 6, 5, 8, 4, 10}.

 

[예 4] Webern, Op. 3/1, mm. 1-2, 성악선율

{2, 1, 3, 6, 5, 8, 4, 10}

 

(위의 [예 4]에서 각각의 음고류 이름들을 나열할 때에

중괄호({  })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이 된다.)

 

  음 정

지금까지는 단일음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았는데, 이제부터는 두 개의 단일음 사이의 음정에 의해 살펴보겠다.

 

정수기보법은 단일음을 표기하는 데에만 유용한 것이 아니라, 음정을 표기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즉, "유니슨, 단2도, 장2도, 감3도, 증2도, 단3도, 장3도, 감4도 . . ." 등의 음정 표기는 이명동음 동치성에 의하면 더 이상의 효용이 없게 되며, 이들은 이제 "0, 1, 2, 3, 4 . . ." 등으로 표기되어 무조음악 분석을 위한 표기가 훨씬 용이하게 된다.

 

<집합이론>을 떠나서 모든 <음정> 계산법들을 분류해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 <음고 음정>과 <음고류 음정>.  이들의 차이점은 단지 음정을 만드는 두 음을 "음고"(pitch)로 취급했는지, 혹은 "음고류"(pitch class)로 취급했는가에 달려 있다.  <음고 음정>과 <음고류 음정>은 또다시 각각 두 가지로 분류된다 : "서열" 및 "비서열."  결국 음정은 모두 네 가지로 분류되는 셈이다.

 

<집합이론>에서는 네 가지 음정들 중에서 네 번째 종류, 즉 "비서열 음고류음정"이 사용된다.  그런데, 본 강의에서 "비서열 음고류음정"만을 사용하지 않고, 나머지 세 가지 종류의 음정도 취급하는 이유는, 집합이론이 확장되면서 나머지 세 가지의 음정도 고려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합이론에서 기본적으로, 그리고 원래 사용되는 음정은 "비서열 음고류음정"이다.

 

(1)   "음고 음정"  (pitch interval: ip)

 

<음고 음정>이란 두 음고들 사이의 음정을 말하는데, 반음의 개수로 표기된다.  이 때 <음고 음정>은 음정의 방향, 즉 상행과 하행에 따라 서로 다르게 표기된다.  <음고 음정>은 음고 방향의 고려 유무에 따라 "서열음고음정"과 "비서열음고음정"으로 분류된다.

 

서열음고음정 (ordered pitch interval)

 

<서열음고음정>이란 음고의 방향이 고려된 음정으로서, 앞뒤 음고들의 순서가 고정된 음정을 말한다.  표기법은 두 음고 사이의 음정 개수에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 기호를 붙이는데, 상행의 경우에는 플러스, 그리고 하행의 경우에는 마이너스 기호를 붙인다.

 

아래의 [예 5a]에서 보면, (a)의 경우, G음과 F음 사이에는 10개의 반음이 있으며, F음은 G음에서 상행하고 있기 때문에 플러스 기호를 붙여서, 이들의 음고음정은 "+10"이 된다.  그러나, 상행의 경우에는 플러스 기호를 생략하여 "10"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b)와 (e)는 (a)와 동일한 경우이며, (c)와 (d)는 하행 음정이기 때문에 마이너스 기호가 붙은 경우이다.

 

[예 5a] 서열음고음정

 

"서열음고음정"은 실제 음향을 가장 정확하게 전달해 주는 표기법이다.

 

수학적 정의 : x와 y의 두 음고가 있을 때에, 이들 두 음고 사이의 서열음정은 y에서 x를 뺀 수치이다.  따라서, "음고음정(pitch interval)을 ip라고 하고, 삼각괄호로 묶어진 음고들을 "서열"되었다고 할 때에 다음과 같은 정의가 성립된다.

ip <x, y> = y-x

 

비서열음고음정 (unordered pitch interval)

 

<비서열음고음정>이란 음고의 방향이 고려되지 않은 음정으로서, 음고들의 순서가 고정되지 않은 음정을 말한다.  따라서 이 음정의 표기는, 위에서의 "서열음고음정"과는 달리,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 기호를 붙이지 않고, 반음 개수의 절대치만을 적는다.  이 음정의 명칭을 "비서열"이라고 하는 이유는, 아래의 [예 5b]에서 (c)의 경우, 이들 음정을 F음과 Db음의 서열(순서)을 바꾸어 놓은 수치로 잡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비서열음고음정"을 산출할 때에는 두 음고의 음역을 옮기지는 못하지만, 이들의 위치는 뒤바꾸어 음정의 진행 방향을 항상 상행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

 

[예 5b] 비서열음고음정

 

"비서열음고음정"은 실제 음향을 정확하게 전달해 줄 수 있는 경우도 있고(상행의 경우), 혹은 두 음들 사이의 음정을 절대치로만 보여 줄 경우도 있다(하행의 경우).

 

수학적 정의 : x와 y의 두 음고가 있을 때에, 이들 두 음고 사이의 비서열음정은 y에서 x를 뺀 수치의 "절대치"이다.  따라서, "음고음정"(pitch interval)을 ip라고 하고, 둥근괄호로 묶어진 음고들을 "비서열"되었다고 할 때에 다음과 같은 정의가 성립된다.

ip (x, y) = |y-x|

 

(2)   "음고류 음정"  (pitch-class interval: i)

 

<음고류 음정>이란 두 음고류들 사이의 음정을 말하는데, 위의 <음고 음정>처럼 반음의 개수로 표기된다.  그러나, <음고 음정>과는 달리, <음고류 음정>은 음정의 방향, 즉 상행과 하행에 대한 개념의 차이가 없으며, 항상 상행의 개념만 존재한다.  왜냐하면, 음고류 음정은 "음고"가 아니라 "음고류"를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따라서 표기법에서도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 기호를 붙일 필요가 없어진다.  그 이유는, 만약 하행하는 음정의 경우에는 아래 쪽 음고류를 <옥타브 동치성>의 원리에 의하여 옥타브 단위로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모든 음고류 음정은 항상 상행하는 꼴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음고류 음정이 음고 음정과 또하나 다른 점은, 그 수치가 11을 넘을 수 없거나(서열음고류음정의 경우), 혹은 6을 넘을 수 없다(비서열음고류음정의 경우)는 점이다.  그 이유도 마찬가지로 음고류 음정은 "음고류"를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음고 음정>과 마찬가지로, <음고류 음정>도 음고류 방향의 고려 유무에 다라 "서열"과 "비서열"로 분류된다.

 

서열음고류음정 (ordered pitch-class interval)

 

두 음고류들 사이의 음정을 계산하는 데에 있어서, 음정의 진행 방향을 항상 상행한다는 개념하에, 두 음들 사이의 "가장 좁은 간격에 의한" 반음의 개수를 산출한 수치를 "서열음고류음정"이라고 부른다.

 

위의 [예 5a]에서 예로 든 음들을 가지고, 이들의 "서열음고류음정"을 계산해 보고자 한다.

 

예를 들면, 아래의 [예 6a]에서, (a)의 음정은 이미 상행하고 있으므로 이 상태에서 반음의 개수를 산출하면 그 수치가 바로 이들 두 음 사이의 "서열음고류음정"이 된다(이 경우에서는 "10"이 됨). (a)의 경우에서 있어서는 어느 음도 옥타브 간격으로 옮기지 않았으므로, 결국 이들 두 음의 "서열음고음정"과 "서열음고류음정"은 서로 동일하게 된다.

 

[예 6a] 서열음고류음정

 

그러나, (b)의 경우에서는, 둘째 음인 G음을 "옥타브 동치성"의 원리에 의해 한 옥타브 아래로 옮기면 첫 음과의 간격이 더 좁아진다.  따라서 이들 두 음 사이의 반음 개수는 여섯 개이므로 "서열음고류음정"은 "6"이 된다.

 

위의 [예 5a]에서의 수치 "18"과 비교해 보고,

그 수치가 11을 넘을 수 없는 이유를 생각해 보라.

 

그 이유는, 두 번째 음인 G음을 "음고류"(pitch class)로 취급하지 않고 "음고"(pitch)로 취급했다면, 즉 "음고음정"을 산출했다면 그 수치가 "18"이 되었겠지만, 이들의 "음고류 음정"을 산출하면 그 수치가 "6"이 되는 것이다.

 

(c)의 경우도 (b)와 유사한데, 그렇지만 둘째 음을 두 옥타브 옮기는 이유가 두 음들 사이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음정의 방향을 "상행"으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서열" 음고류음정에서는 음정의 <방향>이 <간격>보다 우선한다고 말할 수 있다.

 

(d)의 경우는 (c)와 동일한 경우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둘째 음을 한 옥타브만 옮기더라도 상행하는 음정을 만들 수 있다.

 

(e)의 경우는 (a)처럼 이미 <상행>과 <간격>이 비서열음고류음정을 산출할 수 있는 상태로 되어 있는 경우이다.  따라서 둘째 음을 옮길 필요가 없다.

 

수학적 정의 : x와 y의 두 음고류가 있을 때에, 이들 두 음고류 사이의 "서열음고류음정"은 x와 y를 빼거나 y에서 x를 뺀 수치들 중에서 "최소치"를 취한다.  따라서, "음고류음정"(pitch-class interval)을 i라고 하고, 둥근괄호로 묶어진 음고류들을 "비서열"되었다고 할 때에 다음과 같은 정의 성립된다.

i <x, y> = y-x

(단, y-x의 수치는 "mod 12"된 수치를 취함)

 

위의 정의를 처음 대하면 약간의 혼란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실제의 음고류를 대입 시켜서 산출해 보자.  위의 [예 6a]에서 (a)를 예로 들어 보자.  두 개의 음고류가 <7, 5>일 때, 다음과 같은 계산이 나온다.  즉, "5-7"를 하면 "-2"가 나오며, "-2"를 mod 12 시키면 "10"이 나온다.  따라서 이들 두 음의 "서열음고류음정"은 "10"이 된다.

i <7, 5> = 5-7 = (-2) = 10 (mod 12)

 

양수(positive number, 플러스 수치)를 mod 12 시키는 것은 간단하다.  즉, "12"를 mod 12 시키면 "0"이며, "13"은 "1," "14"는 "2" . . . "18"은 "6" . . . "25"는 "1" . . .   그러나, 음수(negative number, 마이너스 수치)를 mod 12 시키는 작업은 처음 대할 때에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사용되는 수치들을 mod 12 시킨 것을 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

 

[표 1] 자주 쓰이는 음수들의 mod 12 수치

 

 

이제 "음고류 음정"을 다루게 되면서

우리는 한 걸음 더 <집합이론>으로 다가가고 있다

왜냐하면 <집합이론>에서는 모든 음들을 음고로 취급하지 않고

"음고류"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서열된" 음고류가

다루어지고 있으므로 집합이론으로 완전히 접근하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는 아래에 나오는 "비서열" 음고류음정을 다룸으로써

<집합이론>의 길로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

 

비서열음고류음정 (unordered pitch-class interval: 음정류, interval class))

 

이 음정에서는 더 이상 음정의 방향성, 즉 상행과 하행에 대한 개념이 없어진다.  이 음정에서 우리가 고려해야 할 일은 단지 두 음고류들 사이의 "가장 작은 수치로 된 반음의 개수"일 뿐이다.

 

예를 들어, 아래의 [예 6b] (a)에서, G음과 F음 사이의 "비서열음고류음정"은, 이들이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게 한 후("옥타브 동치성"의 원리에 의함), 이들 사이의 반음 개수를 산출하여 얻게 된다.  이제는 "비서열" 음정을 구하기 때문에 어느 음이 앞에 오든 뒤에 오든 상관없이 단지 이들 사이의 반음 개수만이 관심의 대상이 될 뿐이다("비서열" 음정).  따라서 (a)에서 G음과 F음 사이의 비서열음고류음정은 "2"가 된다.

 

[예 6b] 비서열음고류음정 = 음정류(interval class)

 

"비서열음고류음정"은 일명 <음정류>(interval class)라고 불리는데, 집합이론에서의 음정은 사실상 <음정류>를 일컫는다.  따라서 본 강의에서는 이제부터 "비서열음고류음정"을 <음정류>로 부르고자 한다.

 

<음정류>의 최대 수치는 "6"이며, 이보다 큰 수치들은 mod 12에 의한 이들의 보충수(complement)를 <음정류>로 잡는다.  즉, "7"은 "5"가 되며, "8"은 "4" . . . "11"은 "1"이 된다.  예를 들어 [예 6b] (a)의 경우를 다시 보면, F음을 옥타브 동치성에 의해 한 옥타브 아래로 옮기지 않을 때에는 이들 두 음 사이의 반음 개수는 10개가 된다.  그러나 이들의 "비서열음고류음정," 즉 <음정류>는 mod 12에 의한 "10"의 보충수인 "2"가 된다.  (수치 "10"은 이들의 <서열음고음정> 혹은 <서열음고류음정>이다.)

 

[예 6b]의 (b)와 (c)는 옥타브 동치성의 원리에 의하여 두 음들을 가장 가까이 재배치 시킨 경우이며, 따라서 각각의 음정류는 "6"과 "5"가 된다.

 

(d)의 경우도 (a)에서처럼 "비서열"에 의해 두 음들 사이의 반음 개수를 산출한 경우이다.  따라서 여기에서의 음정류는 "5"가 된다.

 

수학적 정의 : x와 y의 두 음고류가 있을 때에, 이들 두 음고류 사이의 "비서열음고류음정"은 x에서 y를 빼거나 y에서 x를 뺀 수치들 중에서 "최소치"를 취한다.  따라서, "음고류음정"(pitch-class interval)을 i라고 하고, 둥근괄호로 묶어진 음고류들을 "비서열"되었다고 할 때에 다음과 같은 정의 성립된다.

i (x, y) = i <x, y>와 i <y, x> 중에서 최소치

 

  음정 벡터

 

음정벡터(interval vector)란 음들의 집합이 가지는 "음고류 내용"(interval-class content)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아래의 [예 7]에서 두 개의 집합을 만들어 보자.  우선 ppp로 연주되는 첫 화음인 5음군(pentachord)을 (a)로, 그리고 성악 선율을 모방하는 피아노에서의 첫 선율선 중에서 첫 다섯음을 (b)로 잡아서 이들 두 집합의 음정 벡터를 각각 구해 보자.

 

 [예 7] Webern, Op. 3, No. 1

 

이들 집합의 음정 벡터를 구하는 방법은 아래의 [표 2a]와 [표 2b]에 표로 만들어 정리되어 있다. 우선 (a) 화음에서의 음정 벡터를 계산해 보자.  첫 음고류(Bb)와 그 이후의 음고류들 사이의 음정류(interval class)를 오른쪽의 해당 <음정류> 칸에 기록해 두고(여기에서는 음정류 "1, 4, 5, 6"이 해당됨), 이번에는 둘째 음고류와 그 이후의 음고류들 사이의 음정류를 계산한다(해당되는 음정류는 "3, 4, 5"임).  마찬가지 방법으로 셋째 및 넷째 음고류들도 각각 그 이후의 음고류들 사이의 음정류를 계산하여 해당 칸에 기록한다.  마지막으로 각각의 음정류 칸에 적힌 개수를 합산하여 맨아래 칸에 기록하는데(여기에서는 빨간색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들이 바로 이 화음, 즉 이 집합의 <음정 벡터>가 된다.  음정 벡터의 표기는 삼각괄호 안에 그 수치를 쉼표로 구분하여 적는다 : <3,1,1,2,2,1>.

 

[표 2a] 음정벡터 계산방법 : 예 7 (a)의 화음

 

 

아래의 [표 2b]는 [예 7]에서의 (b) 선율의 음정 벡터를 구한 것이다.  이 선율의 음정 벡터도 첫 화음(a)과 마찬가지로 <3,1,1,2,2,1>이다.  따라서 이 곡에서의 첫 화음과 피아노에서의 모방 선율선의 첫 5음군은 서로 동일한 집합이 된다.  즉, 이들은 서로 동일한 음고 소재를 사용했는데, 이도(transposition) 혹은 전회(inversion)에 의해 변형되어 작품에 나타난 것이다.  ("이도" 및 "전회"에 관해서는 본 강의 제3부에서 자세히 취급된다.)

 

[표 2b] 음정벡터 계산방법 : 예 7 (b)의 선율

 

 

<음정 벡터> 계산에 보다 익숙해지기 위해 아래의 [예 8]을 이용하여 계산법을 연습해 보시오.  아래의 예에서는 네 개의 분절(segmentation)이 만들어져 있는데(a, b, c, d), 각각 다음과 같은 이유에 의해 분절되었다 :

 

분절 (a) :

테누토, 하모닉스, 마르카토, 피치카도 등에 의한 도입부적 성격을 지니는 한 마디의 짤막한 패시지.

분절 (b) :

arco로 솔로 바이올린에 의해 연주되는 심한 도약진행형의 모티브.  그 다음 분절(c)에서 지속음으로 연주되는 Ab음이 장식음으로 도입된다.

분절 (c) :

Ab음과 G음이 지속적으로 연주되는 오스티나토풍의 패시지.  16음 쉼표 뒤의 세 음(G-Bb-B)은 4분 쉼표와 함께 종지적 성격을 지닌다.

분절 (d) :

전체 악기가 참여하여 단락을 종결시키는 화음적 패시지.  첼로에서는 앞 분절(c)에서의 마지막 세 음이 모방된다.

 

이들 각 분절의 구성 음고류는 다음과 같다(모두 "정수기보법"에 의해 표기됨):

 

분절 (a) :

[4, 5, 7, 8]

분절 (b) :

[8, 9, 11, 0]

분절 (c) :

[7, 8, 10, 11]

분절 (d) :

[10, 11, 1, 2]

 

이제 위의 [표 2a]와 [표 2b]에서 했던 방법으로 아래의 네 분절들의 음정 벡터를 구하고, 이들을 서로 비교하시오.  그리고, 이들 음정 벡터 사이의 공통점이 이 패시지의 음고 구조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생각해 보시오.  그리고,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네 개의 분절들이 어떠한 이유에 의해서 서로 연결되고, 또 한 개의 음악적 단락을 이루는 통일성(unity)을 가질 수 있는지도 생각해 보시오.

 

 [예 8] Stravinsky, Agon

(아래의 예는 다음의 문헌에서 발췌함 : Joseph N. Straus,Introduction to Post-Tonal Theory,

2nd Edition (Prentice-Hall, Upper Saddle River: New Jersey), 2000, p. 73.)

For sound!

For score!

 

 

지금까지 <집합이론>에서 가장 기초를 이루는 용어들을 중심으로, 집합이론으로 입문할 수 있는 연산법을 공부하였다.  제2부에서는 <음고류집합>을 만드는 방법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집합이론으로 접근해 보겠다.

 

  * 박 재 성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졸업 (학사 : 작곡)

    서울대학교 대학원 음악학과 졸업 (석사 : 작곡)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SUNY-Buffalo) 대학원 졸업 (박사 : 음악이론)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SUNY-Buffalo) 객원교수

    아시아작곡가연맹(ACL) 본부 및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역임

    한국음악학회 회장 역임

    한국서양음악이론학회(KSMT) 회장 역임

    현재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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