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재  성

 

 

제1부의 "기본 개념"과 "기본 용어"의 소개에 이어서 제2부에서는 "음고류집합"에 관해서 공부하고자 한다.  음고류집합은 집합이론을 형성하는 기초 소재이다.  제2부의 강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 2 부

 

음고류집합 (pitch-class set: pc set)

표준형 (normal form)

원형 (prime form)

집합명 (set name)

 

 

 

제2부

 

 음고류집합

Pitch-Class Set (줄여서 "Set"로 쓰임)

 

<음고류집합>을 보다 쉽게 이해하려면 아를 우리에게 보다 익숙한 조성음악에서의 "화음"과 비교해 보면 된다.  왜냐하면 "음고류집합"이란 결국 악보 상에 나타난 음표들의 "집합"을 말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래의 예에서 네모칸으로 된 패시지는 하나의 "집합"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맨처음에 수직화음으로 제시된 3화음이 수평적으로 상행하면서 펼쳐지고 강한 스타카토로 마치면서 하나의 인상적인 악상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예 1a].

 

[예 1a] Beethoven, Piano Sonata No. 5, Op. 10/1, I, mm. 1-4

 

 

이러한 세 가지 동작(수직화음의 제시 - 상행분산화음 - 강한 스타카토에 의한 마침)으로 이루어진 패시지의 구성음들을 우리는 대개 다음과 같이 하나의 화음형으로 이해하게 된다[예 1b].

 

[예 1b]

[예 1c]

 

그런데 [예 1b]의 화음형에는 많은 중복음들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 화음형을 [예 1c]처럼 축약시키더라도 그 구성음을 이해하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집합이론은 집합들 사이의 관계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집합형은 유일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위의 [예 1c]의 화음형이 아래와 같이(예 1d) 세 가지로 표기되면 다른 화음들과 비교할 수 없으므로, 단 한 가지의 "유일한" 형태로 표기되어야 한다.  이 때 이용하는 음정 계산 방법이 제1부에서 공부하였던 <서열음고류음정>((ordered pitch-class interval)이다.

 

참고

두 음들 사이의 "가장 좁은 간격에 의한" 반음의 갯수를 산출한 수치를 "서열음고류음정"이라고 부른다.

 

아래의 [예 1d]에서 보면, 세 가지 배열 중에서 (a)의 배열 방법(C-Eb-G)이 가장 좁은 음역에서 이 화음을 수평적으로 표기할 수 있으며, 이 배열을 "유일한 형태"라고 부른다.  즉, (a)의 배열이 가장 작은 서열음고류음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 1d] 세 가지 배열에서 <서열음고류음정>의 비교

 

이 배열(C-Eb-G)을 정수기보법으로 표기하면 [0,3,7]이 되며, [0,3,7]이 이 화음의 음고류집합이 된다.

 

(1)   "표준형"  (Normal Form)

(* 현재로서는 Normal Form이란 용어가 일반화되었지만, 집합이론의 창시자인 Allen Forte는 그의 저서 The Structure of Atonal Music에서 표준형을 Normal Order라고 불렀다.)

 

위의 [예 1-d]에서 (a)의 배열을 <표준형>이라고 부른다.  나머지 두 가지의 배열, (b)와 (c)도 이 화음의 구성음을 표기해 주고 있으나, 이 화음의 "유일한" 형태는 단 한 개만 존재하며, 이 "유일한" 형태가 바로 <표준형>이다.  어떠한 종류의 음들의 집합이라도 표준형으로 만들어져야만 다른 집합들과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아래의 예를 보자(예 2a).  이 곡은 <베베른>의 , 초기 무조가곡들 중의 하나인 「다섯 개의 가곡」작품 3번(1908-1909) 중에서 제5곡의 시작 부분이다.

 

[예 2a] Webern, Op. 5/V

 

이 패시지의 시작 부분에서 피아노와 성악 부분의 화음과 선율 단편 하나씩을 4음군(tetrachord)으로 분절시켜 이들의 관련성을 살펴보기로 하자.

 

참고

집합이론에서는 "분석을 위한 음들의 그루핑(grouping)" 을  분절 (segmentation)이라고 부른다.  Allen Forte는 그의 저서 The Structure of Atonal Music (1973)에서 분절의 방법을 두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 Primary Segmentation, Composite Segmentation.  Forte는 이 저서에서 선율의 분절을 위한 특별한 수법인 Imbrication (겹침분절) 기법도 소개하고 있다.

 

우선 이들의 <표준형>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자.  편의상 두 개 분절의 첫 번째 분절을 a1, 두 번째 분절을 a2라 부르자.  a1은 네 개의 음표로 구성되기 때문에 아래와 같이 네 가지의 배열이 가능하다(위의 [예 1d]은 3음군이기 때문에 세 가지의 배열이 가능했었다).

 

[예 2b] a1 분절의 네 가지 배열

 

이 예에서도 위의 [예 1d]에서처럼 (a)의 배열 방법이 가장 작은 서열음고류음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a) 배열이 이 4음군의 표준형(Normal Form)이 된다.  말하자면 (a)의 배열 방법으로 하면 이 집합의 첫 음과 마지막 음 사이의 간격이 가장 좁으며, 따라서 이 배열 방법이 이들 네 음을 가장 작은 공간 내에 배열 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나타내는 표기법은 다음과 같다(표준형으로 된 음고류집합은 각괄호로 묶고, 각 음고류들 사이는 쉼표로 구분한다.  쉼표로 구분하지 않는 표기법도 많이 쓰이고 있으나 이에 대하여는 나중에 설명하겠다) :

[예 2c]  a1 [0,1,3,4]

 

이번에는 [예 2b]의 서열음고류음정을 제1부에서 공부했던 "정수기보법"에 의한 계산 방법을 사용하여 산출해 보자.  아래의 표는 각 배열을 정수기보법으로 적은 후, 각 배열의 서열음고류음정을 계산한 것이다.

 

배열 :

"정수기보법"에 의한 표기

계산방법 :

서열음고류음정

 

(a)

0

1

3

4

       

 

i <0, 4> = 4 - 0 = 4  (표준형, Normal Form)

 

(b)

 

1

3

4

0

 

 

 

 

i <1, 0> = 0 - 1 = (-1) = 11 (mod 12)

 

(c)

 

 

3

4

0

1

 

 

 

i <3, 1> = 1 - 3 = (-2) = 10 (mod 12)

 

(d)

 

 

 

4

0

1

3

 

 

i <4, 3> = 3 - 4 = (-1) = 11 (mod 12)

 

 

 

 

 

(

0

1

3

4)

 

(a)와 동일한 배열이 됨.

 

마찬가지 방법으로 성악 선율의 첫 네 음(a2)을 하나의 음고류집합으로 만들어, 이 집합의 표준형을 찾아보자.   우선 아래와 같이 네 개의 배열 방법이 가능하다.

 

[예 2c] a2 분절의 네 가지 배열

 

각 배열의 서열음고류음정을 계산하여 표준형을 찾아보면 아래와 같다 :

 

배열 :

"정수기보법"에 의한 표기

계산방법 :

서열음고류음정

 

(a)

5

6

8

9

       

 

i <5, 9> = 9 - 5 = 4  (표준형, Normal Form)

 

(b)

 

6

8

9

5

 

 

 

 

i <6, 5> = 5 - 6 = (-1) = 11 (mod 12)

 

(c)

 

 

8

9

5

6

 

 

 

i <8, 6> = 6 - 8 = (-2) = 10 (mod 12)

 

(d)

 

 

 

9

5

6

8

 

 

i <9, 8> = 8 - 9 = (-1) = 11 (mod 12)

 

 

 

 

 

(

5

6

8

9)

 

(a)와 동일한 배열이 됨.

 

이 계산 결과에 의해서도 성악 성부의 첫 4음군도 (a)의 배열이 표준형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분절 a2의 표준형은 아래와 같이 표기된다.

 

[예 2d]  a2 [5,6,8,9]

 

이번에는 <베르크>의 「실내협주곡」에서의 "모토"(Motto) 패시지에서 두 개의 분절을 표준형으로 만들어 보자.  아래의 [예 3a]에서 분절 a1은 피아노에서의 첫 4음군(tetrachord)인데, 여덟 개 음표로 된 "모토" 선율 중에서 나머지 네 음(갈색 음표)은 마디 6∼8에서 두 개의 클라리넷에 의한 주제 선율(잉글리시 호른)의 오스티나토 반주 음형(갈색 음표)으로 사용된다.

 

참고

이 곡은 <베르크>가 <쇤베르크>의 50회 생일(1924년)에 헌정한 곡으로, "모토"의 음들은 <쇤베르크>의 이름자를 가리키고 있다 :  (A, D, Eb, C, B, Bb, E, G).  즉, ARNOLD SCHOENBERG에서 음표화할 수 있는 여덟 개의 글자를 가지고 모토의 선율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서 S (Es)는 Eb음을, H는 B음,  그리고 B는 Bb음을 가리킨다.

 

분절 a2는 "모토"의 후반부로서 바이올린과 호른에 의해 모토를 종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호른에서의 마지막 두 음(E, G)은 피아노에서의 모토 선율의 종지형을 모방하면서 모토 부분(마디 1∼5)에 응집성을 주고 있다.

 

[예 3a] Alban Berg, Chamber Concerto for Piano and

Violin with Thirteen Wind Instruments (1923)

 

우선 분절 a1의 표준형을 찾는 과정을 다시 한 번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

 

(1)

집합의 구성음들을 정수기보법으로 바꾼다 :

{A, D, Eb, C}  {9, 2, 3, 0}.

(2)

이들을 오름차순으로 정렬한다 : {0, 2, 3, 9}.

(3)

네 가지의 배열을 만들어, 표준형을 찾는다 (아래의 표 참조).

 

배열

계산방법

 

(a)

0

2

3

9

       

 

i <0, 9> = 9 - 0 = 9

 

(b)

 

2

3

9

0

 

 

 

 

i <2, 0> = 0 - 2 = (-2) = 10 (mod 12)

 

(c)

 

 

3

9

0

2

 

 

 

i <3, 2> = 2 - 3 = (-1) = 11 (mod 12)

 

(d)

 

 

 

9

0

2

3

 

 

i <9, 3> = 3 - 9 = (-6) = 6 (mod 12)  (표준형)

 

a2의 표준형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찾을 수 있다 :

 

배열

계산방법

 

(a)

4

7

9

10

       

 

i <4, 10> = 10 - 4 =  (표준형)

 

(b)

 

7

9

10

4

 

 

 

 

i <7, 4> = 4 - 7 = (-3) = 9 (mod 12)

 

(c)

 

 

9

10

4

7

 

 

 

i <9, 7> = 7 - 9 = (-2) = 10 (mod 12)

 

(d)

 

 

 

10

4

7

9

 

 

i <10, 9> = 9 - 10 = (-1) = 11 (mod 12)

 

따라서 이들 두 분절의 표준형은 아래와 같이 표기된다.

 

[예 3b]

a1

[9,0,2,3]

 

a2

[4,7,9,10]

 

(2)   "원형"  (Prime Form)

 

위에서의 표준형은 음들의 <집합>을 가장 콤팩트한 형태로 배열시켜 놓은 것이다.  그런데 평균율에서는 12개의 반음을 균등하게 취급하기 때문에 음들의 <집합>은 모두 12가지로 이도(transposition) 시킬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아래의 [예 4b]에서 분절 a1의 표준형 [0,1,3,4]는 [예 4a]와 같이 모두 11차례 이도 시킬 수 있다.

 

([예 4b]는 위의 [예 2a]에서 이미 거론되었던 패시지이다.)

 

그런데 [예 4a]에 기록된 12개의 표준형들은 사실상 모두 서로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만약 이들 중에서 어느 한 개를 대표로 삼는다면 집합에 명칭을 붙이는 일에서부터 다른 표준형들과의 비교하는 일, 그리고 전회형(inversion)을 만들고 찾는 일 등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면에서 편리함을 누리게 된다.

[예 4a]

[0,1,3,4] (표준형) (a1)

[1,2,4,5]

[2,3,5,6]

[3,4,6,7]

[4,5,7,8]

[5,6,8,9] (a2)

[6,7,9,10]

[7,8,10,11]

[8,9,11,0]

[9,10,0,1]

[10,11,1,2]

[11,0,2,3]

 

집합이론에서는 이도형(transposition)에 의한 12개의 표준형들의 대표를 정해 놓았는데, 이 대표형이 바로 원형(Prime Form)으로 불리운다.

 

집합이론에서의 원형은 "표준형의 12개 이도형들 중에서 음고류 "0"으로 시작하는 표준형"을 말한다.  [예 4a]의 경우에 있어서는 [0,1,3,4]가 원형이 된다.

 

a2 : 아래의 예에서 보면 성악 선율의 첫 4음군(a2)의 표준형이 [5,6,8,9]인데, 이 집합은 위의 [예 4a]에 포함되어 있다.  말하자면 이 패시지의 a1a2는 동일한 원형(prime form)을 공유하고 있으며, 반음 다섯 개 간격의 "이도관계"(transpositional relation)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곡의 시작 부분의 피아노 왼손에서의 화성적 패시지와 성악 선율의 시작 부분은 음고류집합의 측면에서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예 4b] Webern, Op. 5/V

 

집합이론은 이와같이, 표면적으로는--혹은 악보상으로는--전혀 관련이 없어보이는 패시지들 사이에서도 음고류집합 관계를 찾게 해주는 대단히 유용한 분석 수단이 된다.  또한 이러한 개념에 의한 분석 방법을 집합이론 분석(Set-Theoretical Analysis 혹은 Set-Theory Analysis)이라고 부른다.

 

(3)  집합명

 

여기에서는 위에서 찾아보았던 집합들의 표준형 혹은 원형에 이름을 붙이는 것에 관해서 공부해 보고자 한다.

 

조성음악의 화성학에서 각 화음들이 <으뜸3화음>, <딸림3화음>, <딸림7화음>, <이끔3화음> 등의 명칭을 갖고 있음으로해서 우리는 화음들을 지칭할 때에 대단히 편리하게 된다(예 5a).  만약 이들 화음을 지칭하는 <화음명>이 없다면 불편함을 넘어서 화음들을 자유롭게 거론하는 것이 불가능할뿐만 아니라 화음분석의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예 5a]

 

이번에는 []예 5b]와 같은 무조음악에서의 화음의 명칭을 생각해 보자.  조성음악의 화성학에서는 협화화음만이 화음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 5b]와 같은 불협화화음은 명칭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예 5b]

 

그러나 집합이론에서는 협화화음을 포함하여 조합이 가능한 모든 종류의 화음들, 즉, 집합들에게 각각 고유한 명칭(집합명)을 부여하고 있다.

 

집합명을 붙이는 방법 : Allen Forte는 12개 반음의 모든 음집합을 214개로 분류하여 각각의 집합들에 고유한 명칭(집합명)을 붙이고 있다.  집합명은 기수(基數, cardinal number)와 서수(序數, ordinal number)로 구성된다.  <기수>는 그 집합이 가지고 있는 음표의 갯수를 말하며, <서수>는 이들을 일정한 순서대로 나열한 일련번호이다.  가령 3음군 집합 [0,1,2]는 "3-1"이라는 집합명을 가지고 있으며, [0,1,3]은 "3-2"로 불리운다(예 6a).  이들의 표기 방법은 다음과 같다 :

 

3-1 [0,1,2]

3-2 [0,1,3]

 

아래의 표는 Allen Forte가 3음군과 9음군의 집합명을 열거한 것이며, 이 표에는 이들의 <음정벡터>(interval vector)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3음군과 9음군은 서로 <여집합관계>에 있는 집합끼리는 동일한 서수를 공유하고 있는데, 이는 각 집합의 명칭에 최대한의 통일성을 주기 위함이다.  <여집합관계>에 관해서는 제3부에서 자세히 거론되겠다.

 

[예 6a] 3음군 / 9음군 집합명 목록

 

참고

 <집합명 목록> 전체 출력 (PDF 파일)

   http://www.musictheory21.com/documents/list-of-set-classes.pdf

 

이번에는 위에서 표준형과 원형을 찾아보았던 <베베른>의 초기 무조가곡에서의 첫 패시지에서 두 개의 4음군 분절을 다시 살펴보며 이들의 집합명을 찾아보자.

 

[예 6b] 4음군 / 8음군 집합명 목록

 

참고

음고류명 "t"와 "e" : 각괄호 안에 집합을 적을 때에 각 음고류들 사이에 콤마를 일일이 적는 일은 참으로 성가신 일이다.  따라서 위의 4음군/8음군 집합명 목록들에서는 콤마를 모두 생략하였다.

 

그러나 <4음군/8음군 집합명목록>에서 8-21 [0,1,2,3,4,6,8,10]의 경우에서는 두 자리 숫자인 음고류 "10"이 등장한다.  이러한 경우에도 콤마를 사용하지 않으면 [012346810]처럼 9음군이 되어 버린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많은 이론가들은 "10"을 "t"로, "11"을 "e"로 적고 있다.

 

따라서 집합 8-21은 [0123468t]으로 적힌다.  본 강좌에서는 음고류 "10"과 "11"은 각각 "t"와 "e"로 적는다.  이것은 집합 8-22, 8-23, 8-24, 8-25, 8-26, 8-27, 8-28 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t"과 "e"의 표기법은 음고류를 표기할 때에만 사용되며, 음정이나 다른 것을 표기할 때에는 여전히 두 자리 숫자인 "10"이나 "11"을 사용한다.

 

  아래의 [예 7]에서 보면 분절 a1은 표준형 자체가 "0"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표준형이 동시에 원형도 된다 : [0134].  이 원형을 위의 "4음군/8음군 집합명 목록"에서 찾아보면 집합명이 4-3이다.  분절 a2의 경우는 표준형이 "5"로 시작하기 때문에 이를 "0"으로 시작하는 원형으로 바꾸면 [0134]가 된다. 따라서 a2의 집합명도 마찬가지로 4-3이 된다.

 

따라서 이들 패시지를 분석한 결과를 아래와 같이 적게 된다.

 

[예 7] Webern, Op. 5/V

 

 두 분절의 집합명이 동일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런데 이들 두 분절 a1a2는 서로 동일한 집합명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바로 "이들 두 분절은 서로 동일한 구조의 음고 소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집합들 사이의 동등관계 : 이들 두 분절이 서로 동일한 구조의 음고 소재를 가지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들 음고 소재의 관계는 어떻게 되어 있는가를 살펴보자.  두 집합들 사이의 동등관계에는 아래와 같이 모두 네 가지가 있는데, 이들 중에서 <이도관계>와 <전회관계>가 .음악적으로 가장 관련이 많으며 또한 보다 더 중요한 관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 8] 두 집합들 사이의 네 가지

"동등관계" (Equivalent Relations)

1. 이도관계(transpositional relation)
2. 전회관계(inversional relation)
3. 여집합관계(complementary relation)
4. Z 관계(z-relation)

 

 이도관계(transpositional relation) : a1a2의 관계.  동등관계를 찾는 계산방법에는 뺄셈과 덧셈이 있는데, <이도관계>는 뺄셈, <전회관계>는 덧셈이 이용된다.  위의 두 분절 a1a2 사이의 관계를 찾기 위해 아래와 같이 a2에서a1를 감해 보면 일정한 수치 "5"가 나온다.  즉, 분절 a2a1보다 반음 다섯 개만큼 이도(transposition)된 상태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들 사이의 동등관계 계산법과 표기법은 다음과 같다(예 9).

 

[예 9] 동등관계 계산법 및 표기법 : 이도관계

 

참고

<동등관계> : 네 가지의 동등관계에 관해서는 본 강의의 제3부에서 자세히 공부하게 된다.  여기에서는 보다 음악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이도관계" 및 "전회관계"에 관해서만 간략하게 언급된다.

 

이번에는 제1부에서 공부하였던 <스트라빈스키>의 「아곤」에서의 한 패시지를 보자.

 

[예 10a] Stravinsky, Agon

 

이 패시지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인하여 네 개의 4음군으로 분절될 수 있다 :

 

분절 a1 :

테누토, 하모닉스, 마르카토, 피치카도 등에 의한 도입부적 성격을 지니는 한 마디의 짤막한 패시지.

분절 a2 :

arco로 솔로 바이올린에 의해 연주되는 심한 도약진행형의 모티브.  그 다음 분절(c)에서 지속음으로 연주되는 Ab음이 장식음으로 도입된다.

분절 a3 :

Ab음과 G음이 지속적으로 연주되는 오스티나토풍의 패시지.  16음 쉼표 뒤의 세 음(G-Bb-B)은 4분 쉼표와 함께 종지적 성격을 지닌다.

분절 a4 :

전체 악기가 참여하여 단락을 종결시키는 화음적 패시지.  첼로에서는 앞 분절(c)에서의 마지막 세 음이 모방된다.

 

각 분절의 표준형을 찾아서 원형을 만든 후, 이들의 집합명을 목록에서 찾아 보면 아래와 같다 (예 10b).  여기에서 우리는 이들 네 개의 분절들이 모두 동일한 집합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말하자면 여섯 마디의 이 단락은 표면적으로는 다양한 음악적 내용을 가지고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단 한 가지의 집합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이 단락의 음고 요소들은 고도의 "응집성"을 보여주고 있다.

 

[예 10b] Stravinsky, Agon: 4음군 분석

 

이들 네 분절의 집합명은 모두 동일하지만 음고류 내용은 모두 다르다.  따라서 이들은 서로 <이도관계> 혹은 <전회관계>를 가지게 된다.  이들의 "동등관계"(equivalent relation)을 계산해 보면 아래의 [표 10c]와 같다 :

 

[예 10c] Stravinsky, Agon: 이도관계

 

 전회관계(transpositional relation) : 두 집합들이 역방향 관계를 지닐 때에 이를 "전회관계"라 부른다.  위에서 분석해 보았던 <베르크>의 곡에서 이러한 집합들이 만들어진다.  아래의 [예 11a]의 패시지에서 두 개의 분절이 만들어지는데, 이들의 표준형이 악보에 분석되어 있다.

 

[예 11a] Alban Berg, Chamber Concerto for Piano and

Violin with Thirteen Wind Instruments (1923)

 

이들의 원형을 찾아보면 아래의 표와 같다.  그러나 이들의 원형을 가지고 집합명을 알기 위해 4음군/8음군 <집합명 목록>을 찾아보면 이들 원형 [0356]은 목록에 나와 있지 않다.

 

[예 11b] Alban Berg : 표준형과 원형

 

이들을 목록에서 찾을 수 없는 이유는 이들의 "전회관계" 집합만을 목록에 수록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서로 전회관계에 있는 한 쌍의 집합들은 이들 둘을 모두 목록에 수록하지 않고 그 중에서 한 개의 집합만을 수록하게 된다.  이 이치는, 서로 "이도관계"에 있는 12개의 집합들을 모두 목록에 수록하지 않고, 이들 중에서 음고류 "0"으로 시작하는 집합 한 개만을 수록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아래의 [예 11c]에서 전회관계에 있는 한 쌍의 집합들 중에서 어느 집합이 목록에 수록되었가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 원리는 간단하다.  전회관계에 있는 한 쌍의 집합에서 목록에 나와 있는 집합형을 찾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

 

1.

만약 어느 집합의 "원형"을 만들어 이를 <집합명 목록>에서 찾을 없을 때에는 곧 그 집합의 전회형을 만든다.

2.

전회형을 만드는 계산법은 다음과 같다.

 

(1)

"표준형"의 수치 중에서 가장 큰 수치를 찾는다(아래의 [예 11c]의 경우에서는 "9").

(2)

<최대표준형>의 수치는 "표준형"의 수치와 "대각선 방향으로 합산하여" 표준형의 가장 큰 수치가 되는 수치가 된다.  아래의 [예 11c]의 경우에서는 표준형에서의 "9"와 "0"를 합하면 "9"가 되고, "3"과 "6"을 합하면 "9"가 된다.  그리고 표준형에서의 "0"과 "9"를 합하면 "9"가 되고, "2"와 "7"을 합하면 "9"가 된다.

(3)

따라서 집합 [9023]의 최대표준형은 [6790]이 된다.  말하자면 [9023]과 [6790]은 서로 전회관계에 있는 집합들이다.

(4)

최대표준형 [6790]을 원형으로 변환시킨다 : [0136].  집합명 목록에서 이 집합의 집합명을 찾으면 4-13이다.  따라서 위의 [예 11a]에서 분절 a1의 집합명은 4-13이 된다.

 

 

 

[예 11c] a1의 <최대표준형>을 찾는 계산법

 

* 최대표준형을 원형(prime form)으로 만들면 [0136]이 된다.  [0136]을 4음군/8음군 목록에서 찾으면 그 집합명이 4-13 이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분절 a2의 최대표준형과 집합명을 찾으면 아래와 같다(a2의 경우에서는 최대표준형과 원형의 수치가 동일하다).

[예 11d] a2의 <최대표준형>을 찾는 계산법

 

 

이 과정은 보다 단순하게 아래의 [예 11e]처럼 설명될 수도 있다.  즉, 표준형의 원형인 [0356]에서 마지막 수치인 "6"을 "0"으로 삼은 후, 원형을 계산할 때처럼 이를 역방향으로(초록색 화살표 방향으로) 계산해 나가면 <최대표준형의 원형>을 보다 빠르게 얻을 수 있다.

 

[예 11e] <최대표준형>을 보다 빠르게 얻는 방법 : Alban Berg, Chamber Concerto

 

이번에는 5음군에서의 예를 하나 공부해 보자(예 12a).  이 예는 위의 [예2a]에서 4음군과 관련되어 이미 살펴보았던 패시지인데, 여기에서는 음표를 한 개씩 추가하여 5음군에서의 경우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피아노에서는 베이스 성부의 F음이 추가되었으며(b1), 성악 성부에서는 Bb음이 추가되어 각각 5음군이 되었다(b2).

 

[예 12a] Webern, Op. 5/V

 

이들 두 5음군의 표준형도 아래의 <5음군/7음군 집합명 목록>(예 6-c)에 나와있지 않다.  즉, 이들은 전회형인 "최대표준형"이 따로 있으며, 최대표준형만이 목록에 나와 있기 때문이다.  이들 표준형에서 최대표준형을 찾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예 12b, 12c).

 

[예 12b] b1의 <최대표준형>을 찾는 계산법

 

 

[예 12c] b2의 <최대표준형>을 찾는 계산법

 

 

이 결과를 보면 b1b2는 서로 동일한 집합으로 되어 있다 : 5-2.  이와같이 집합이론에서의 계산방법을 이용하면, 피아노 왼손의 첫 4음군 화음과 성악 선율의 첫 4음군에 각각 한 개씩의 음이 추가되어도 이들 두 분절은 여전히 서로 동일한 집합이 됨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 두 5음군 사이의 관계를 표기하면 다음과 같다 : b2 = T5(b1), 혹은 b1 = T7(b2).

 

[예 6c] 5음군 / 7음군  집합명 목록

 

이제까지 4음군5음군을 중심으로 하여 집합명을 찾는 방법에 관해서 공부하였다.  3음군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집합명을 찾을 수 있으며, 3음군은 집합의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4음군이나 5음군보다 더 쉽게 집합명을 찾을 수 있다.

 

6음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집합명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6음군의 구조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도관계>와 <전회관계> 이외에도 <여집합관계>와 <Z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6음군에서의 집합명에 관해서는 <여집합관계>와 <Z 관계>를 공부하는 제3부에서 공부하고자 한다.

 

그러나 아래에 <6음군 집합명 목록>은 나와 있다.

 

[예 6d] 6음군 집합명 목록

 

 

 

제2부에 이어 제3부에서는 아래의 내용이 강의되겠다.  제3부에서 공부할 내용은 집합들 간의 네 가지 동등관계를 설정하는 방법과 그 의미에 관한 것들이 되겠다.  그리고, 제3부에서는 "전회동등관계"와 관련되는 "인덱스치"도 공부하고자 한다.

 

제 3 부

 

동등관계 (equivalent relations)

이도동등관계 (transpositionally equivalent relation)

전회동등관계 (inversionally equivalent relation)

Z 관계 (Z-relation)

여집합관계 (complement relation)

인덱스치 (index number)

 

*  박 재 성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졸업 (학사 : 작곡)

    서울대학교 대학원 음악학과 졸업 (석사 : 작곡)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SUNY-Buffalo) 대학원 졸업 (박사 : 음악이론)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SUNY-Buffalo) 객원교수

    현재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 (음악이론)